목록Main (37)
컨설턴트 코너맨의 블로그
순환보직 구조와 데이터 업무의 구조적 괴리2023년 기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와 수백 개의 산하 공공기관에는 '데이터’라는 이름이 붙은 부서나 담당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약칭 데이터기반행정법)이 2020년 시행된 이후, 중앙부처는 물론 광역·기초 지자체까지 데이터 전담 조직을 설치하거나 기존 정보화 부서에 데이터 기능을 추가하는 흐름이 본격화되었다. 테크노파크, 각종 진흥원, 정보원 같은 공공기관 역시 빅데이터센터를 설치하거나 데이터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공공 부문 전체가 데이터 시대에 발맞추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런데 이 조직 안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풍경이 사뭇 다르다. “..
최근 대통령의 ESOP(종업원지주제도) 관련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됐다. 기사에 따르면 핵심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기기 보다, 직원들이 대출을 받아 회사를 인수하거나 종업원 기업인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기사에서는 미국 ESOP와 영국 EOT 사례를 거론하며, 노동자·직원 중심의 소유 구조가 단기 차익 중심 자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 이 문제의식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기업 승계, 지역 일자리 유지, 사모펀드의 단기주의, 중소·중견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 점에서 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종업원지주제도)는 단순한 복지제도를 넘어, 기업의..
오랜 시간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권 시장’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평가는 낮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인식 자체를 다시 보려는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경기 사이클을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치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 증시의 역사만 놓고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다. 지난 50년 동안 대부분의 기간은 횡보였지만, 몇 차례의 강력한 상승 국면이 존재했다. 1980년대 후반의 상승장은 정치·경제 체제가 변화하며 국가의 시스템 자체가 바뀌던 시기였다. 2000년대 중반의 상승장은 중국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한국이 중국 산업의 핵심 공급망으로 ..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거리의 문제다. 서울에서 미국에 있는 서버에 접속한다는 것은, 클릭 한 번이 태평양을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과 같다. 아무리 통신 기술이 발달했어도, 물리적 거리는 여전히 시간을 잡아먹는다.Cloudflare의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은 이 오래된 문제를 아주 직관적인 방식으로 해결한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중간 창고’를 미리 지어두는 것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의 이미지, 글, 화면 구성 같은 자료를 서울에 있는 Cloudflare 서버에도 미리 복사해 두는 방식이다. 덕분에 서울의 사용자가 미국 사이트에 접속할 때, 실제로는 미국까지 갈 필요가 없다. 마치 해외 본사에서 발행한 ..
정책 관련 보고서를 보면 로그값을 많이 쓴다. 근데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책 전 평균 매출이 5,000만 원이고, 정책 후 평균 매출이 5,300만 원이면 (5,300/5,000−1)×100 해서 6%라고 하면 되지 않나? 그런데 왜 다들 로그를 쓰는 걸까?” 그리고 사실, 한 번의 전후 비교만 놓고 보면 그 계산은 틀리지도 않다. 문제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분석이 거의 항상 “그 한 번”이 아니라는 데서 시작된다. 처음 이 질문을 던질 때 헷갈리는 핵심은 대부분 이거다. ‘평균 매출 변화율’과 ‘점포들의 평균 변화율’이 같은 말처럼 들리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계산이라는 점이다. 말은 비슷하지만, 평균을 내는 순서가 다르고, 그 차이가 결과를 완전히 바꾼다. 먼저 우리가 직관적으로 떠..
이중차분법은 영어로 'Difference-in-Differences', 줄여서 'DiD'라고 부릅니다. 이름이 좀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직관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탐정처럼, 어떤 정책이나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를 비교하고, 그 영향을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을 동시에 비교해서 '진짜 효과'를 찾아내는 방법입니다.이중차분법의 기본 아이디어: 차이의 차이로 진실을 찾다 이중차분법을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예시부터 시작해볼까요? 여러분 동네에 새로운 도서관이 생겼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도서관이 정말로 학생들의 성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요?만약 도서관이 생긴 후 우리 동네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다고 해서 "도서관 덕분이다!"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까요? 아니에요. 시간이 지..
최근에 취준생을 대상으로 실무 강의를 3시간씩 여섯 번 했다. 매 강의 당 최소 20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있으니, 못해도 120명은 만난 셈이다. 이 중에서 나에게 질문을 한 사람은 한명이었고, 졸거나 휴대폰만 보는 사람은 전체의 20%는 되는 것 같다. 본인이 신청해서 온 실무취업프로그램인데 왜 저러고 있을까 한심한 놈 같으니 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도 저랬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아니 왜 자기가 신청해놓고 막상 와서 딴짓만 하다가 집에 갈까?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집에 있기는 불안해서 나오긴했는데 진짜 원하던 건 아니라 그런가보지 뭐. 아내는 종종 무심한 얼굴로 핵심을 관통하는 말을 한다. 다음 날 마지막 회차 강의를 하러 간 건물에서 있었던 일이다. 강의장소에 일..
치트키를 치고 게임 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절대로 지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치트키를 치고 나면 게임이 정말 쉬웠다. 복잡한 인생 게임이라도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다. 스타를 할 때면 쇼미더머니를 한 판에 열 번은 입력하곤 했다. 덕분에 병력을 아무렇게나 생산하고 컨트롤은 할 생각도 안했다. 그렇게 스타를 몇십 판을 했지만, 실력은 갈수록 후퇴했다. ChatGPT가 세상에 나온 후,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걸로 온갖 시도를 해보았다. GPT의 딥리서치 기능을 이용해 편집을 해가며 전자책도 하나 만들었다. 평소 생각하던 주제와 목차를 GPT에게 던지고, 답변을 고치며 책을 썼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글을 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빨리 썼다. 다만 에세이 하나를 쓸 때보다도 스스로 사고하..
‘데이터 얼마에요?’ 다양한 데이터를 설명하고 나면 현장에서 받는 질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물어보는 게 당연합니다. 뭔가 사려고 할 때 당연히 파악해야 하는 정보니까요. 하지만 데이터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이 질문에 답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격을 말 못하는 저를 보면 누군가는 수상해 하기도 합니다. 떳떳하지 못한 게 있는게 아닐까 하는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속시원하게 말하면 되지 왜그럴까요? 당연하게도 의도(?) 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가격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형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데이터라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고, 가격도 편차가 큽니다. 데이터를 식재료라고 비유한다면, 그 데이터(식재료)로 만들어 내는 분석결과 혹은 서비스는 완성된 요리라..
‘그기 돈이 됩니까?’ 몇 년 전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의 등장인물인 진양철 회장의 대사입니다. 워낙 명대사라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 대사가 어떤 장면에서 나왔는지 기억이 나실까요? 정확한 장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진양철 : 영화, 그게 돈이 됩니까?진윤기 : 돈보다 더 가치가 있는...진양철 : 순양에는 도움이 됩니까?진윤기 : 아버지.진양철 : 돈도 안 되고 순양에 도움도 안 되고. 와 니가 내 아들이고? 손님 나간다. 소금 뿌리라이. 잔칫날 맞네. 동냥하는 걸베이들 천지다. 극중에서 진양철 회장은 1970~1990년대에 맨손으로 국내 1위 기업인 순양을 일궈낸 사람인데요. 그가 성공적으로 경영한 순양의 주요 분야는 섬유, 중공업, 전자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