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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왜 가격표가 없는가- 가격보다 중요한 문제 정의 본문

Data & Statistics/데이터 거래산업 관련

데이터는 왜 가격표가 없는가- 가격보다 중요한 문제 정의

CORNERMAN 2025. 9. 5. 16:59

 

‘데이터 얼마에요?’ 다양한 데이터를 설명하고 나면 현장에서 받는 질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물어보는 게 당연합니다. 뭔가 사려고 할 때 당연히 파악해야 하는 정보니까요. 하지만 데이터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이 질문에 답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격을 말 못하는 저를 보면  누군가는 수상해 하기도 합니다. 떳떳하지 못한 게 있는게 아닐까 하는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속시원하게 말하면 되지 왜그럴까요? 

 

당연하게도 의도(?) 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가격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형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데이터라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고, 가격도 편차가 큽니다. 데이터를 식재료라고 비유한다면, 그 데이터(식재료)로 만들어 내는 분석결과 혹은 서비스는 완성된 요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식재료라도 요리에 따라 필요한 부분, 퀄리티, 양이 결과물이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한우 고급부위를 활용한 파인다이닝을 만들고, 또 누군가는 남은 부속고기를 활용해 저가의 요리를 만든다고 합시다. 같은 소고기 요리라도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가 명확히 다릅니다. 하지만 만약 한우 고급부위가 필요한 사람과 싸구려 부속고기만 있으면 되는 사람이 각각 어떤 요리를 할 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로 둘 다 똑같이 소고기 얼마에요?’ 라고 물어본다면 대답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위 예시처럼 같은 데이터라도 활용처 별 형태가 다양하고, 그에 따른 가치가 천차만별입니다. 카드 결제정보를 예시로 설명하겠습니다.

구분 단순 제공 수준 중간 수준 고급 수준 활용도/가격 변화
매장 업종 정보 대분류 (: 음식점, 소매점) 중분류 (: 한식/중식/편의점/약국) 소분류 + 개별 업종 (: 치킨전문점/해장국전문점 등) 업종이 세분화될수록 타겟팅/경쟁분석 활용도가 커지고, 가격 상승
제공 기간 최근 1개월 최근 12개월 3년 이상 장기 시계열 기간이 길수록 추세 분석·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가격 상승
결제자 정보 전체 합산 성별 구분 성별 + 연령대 + 거주지역 인구통계학적 세분화가 가능할수록 마케팅·정책 활용도가 커져 가격 상승
집계 단위 연단위 합계 월단위 일단위 (심화: 시간대별) 단위가 세밀할수록 시즌성/시간대별 패턴 파악 가능, 활용 가치와 가격 상승


위 표는 같은 카드 결제정보라도 제공 범위와 정밀도에 따라 활용성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업종 정보가 세분화될수록 특정 타겟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제공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세 분석과 예측 가능범위가 넓어집니다. 또한 결제자의 성별·연령·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속성이 추가될수록 맞춤형 마케팅이나 정책 수립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집계 단위가 연··일 단위로 세밀해질수록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읽을 수 있어 가치가 상승합니다. 결국 데이터는 같은 원천이라도 가공 범위와 깊이에 따라 전혀 다른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데이터 가격을 논할 때 중요한 것은데이터 그 자체의 값이 아니라고객의 문제 해결에 이 데이터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입니다. 결국 데이터의 가격은시장가격이 아니라문제 해결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지요. 데이터는가격표 상품이 아니라맞춤형 솔루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격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고객이 풀고자 하는 문제와 목표를 충분히 듣는 과정부터 시작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고객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먼저 제안하기도 합니다. 그 대화를 통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최적일지를 함께 설계한 뒤, 거기에 맞는 합리적인 비용 구조를 제안드리는 것이죠.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데이터를 구매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1.     필요한 데이터나 구축할 시스템 형태가 대략적으로라도 정해져 있다.
->
필요한 데이터나 시스템을 설명하고, 활용가능한 데이터를 2~3개 가격대로 나눈 견적을 요청

2.     필요한 데이터나 구축할 시스템 형태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를 구매해보고자 한다.
->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2~3개와 그에 따라 활용되는 데이터 요건과 견적을 요청

 

결국 데이터는 그 자체로 값이 정해진 제품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활용 목적에 따라 비로소 가치가 정해지는 자산입니다. 그래서얼마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 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으로 답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부속고기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요리에 굳이 한우 꽃등심을 권장하는 엉뚱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