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코너맨의 블로그

한국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구조와 진화 (1)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구조적 이해 – 참여 주체, 거래 방식, 관련 법·제도 본문

Data & Statistics/데이터 거래산업 관련

한국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구조와 진화 (1)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구조적 이해 – 참여 주체, 거래 방식, 관련 법·제도

CORNERMAN 2025. 5. 22. 14:07

서론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면서 거래를 통한 가치 창출이 중요해졌다. 데이터 거래란 다양한 주체 간에 데이터를 사고파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를 통해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데이터 거래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작고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국내 데이터 거래 규모는 약 1조6,054억 원으로, 2018년 기준 미국 데이터 브로커 시장 규모(1832억 달러, 약 220조 원)의 0.7% 수준에 불過하다. 이러한 격차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시사한다. 정부도 2020년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데이터 댐” 구축을 발표하고 공공·민간 데이터 개방 및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는 등 데이터 유통 촉진 정책을 펼쳐왔다. 2022년에는 데이터의 생산·거래·활용 촉진을 위한 데이터 기본법(데이터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되어 법·제도적 기반도 마련되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거래 생태계를 구조적으로 살펴보고, 데이터 상품의 개념과 특성, 수요·공급 시장 구조, 국내 데이터 거래소 사례와 수요예측 방법, 그리고 AI 시대에 특화된 데이터 거래 생태계까지 폭넓게 분석한다. 아울러 EU의 GAIA-X나 미국의 AWS 데이터 익스체인지(AWS Data Exchange) 등 해외 주요 사례와 정책을 비교 관점에서 참조하여 시사점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한국 데이터 거래 시장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을 심층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구조적 이해

 

1) 참여 주체와 역할: 데이터 거래 생태계에는 여러 유형의 주체들이 참여하며 각기 역할을 담당한다. 우선 데이터 공급자는 데이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여 거래에 제공하는 주체로, 공공기관(정부 부처·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민간기업(금융, 통신,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속한 데이터 보유&판매기업), 연구기관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데이터 수요자는 필요한 데이터를 구매하여 분석, 제품 개발, 의사결정 등에 활용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말한다. 이들 수요·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자가 중요한데, 대표적으로 데이터 거래소와 데이터 브로커(데이터 거래사)가 있다. 데이터 거래소는 온라인 플랫폼 형태로 다양한 데이터 상품의 등록, 검색, 결제를 지원하여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기술 인프라를 제공한다.

데이터 브로커(데이터 거래사)는 데이터의 품질 검증, 가공, 라이선스 관리 등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2022년 데이터 기본법에 따라 일정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데이터거래사로 등록·육성하고 있으며, 2022년 초에 첫 52명의 데이터 거래사가 배출되어 데이터 가치평가, 데이터 유통·거래 지원 등 전문적인 중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공급자-수요자-중개자로 구성된 삼각 구조와 함께, 거래 과정에서 계약관리와 보안을 책임지는 법률 자문기관이나 기술지원 업체 등도 생태계의 일부를 이룬다.

 


2) 관련 법·제도 및 정책: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도 중요한 요소다. 한국 정부는 데이터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2021년 세계 최초로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데이터 기본법)을 제정하여 2022년 시행하였다. 이 법은 데이터의 생산, 거래, 활용 전반에 걸친 국가 지원 근거를 담고 있으며, 데이터 거래소 육성, 데이터 거래사(브로커) 등록·관리, 데이터 품질인증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3조에서는 데이터 거래 전문인력인 데이터거래사의 양성 및 등록제도를 명시하여, 데이터 거래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저작권법 등 관련 법령들도 데이터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제도적 요소다. 개인 데이터 거래의 경우 가명정보 결합이나 마이데이터 제도를 통해 법적 요건 하에 거래·활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기업의 비식별 산업데이터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 독점규제를 완화하거나 데이터 전문기관을 지정하는 등의 정책이 추진되었다.

 

정책적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을 중심으로 데이터 거래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여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AI 허브) 등을 시행해 왔다. 2018년 6월 수립된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전략 이후 정부는 민간 데이터 유통시장 육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2023년 발표된 데이터산업 진흥계획에서는 2025년까지 데이터 거래 전문기업 3,500개 육성, 데이터거래사 1,000명 양성 등의 목표도 제시되었다. 이처럼 법·제도적 기반과 정책 지원은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으로도 데이터 주권 확보와 표준화된 거래 체계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EU는 2019년부터 Gaia-X(가이아-X)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유럽 내 기업 간·산업 간 신뢰 기반 데이터 공유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각 산업 분야별로 데이터 스페이스(Data Space)를 형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분야의 Catena-X나 에너지 분야의 Ocean-Projekt 등이 Gaia-X 원칙 하에서 데이터 교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2020년부터 우라노스(Uranos) 에코시스템이라는 자국 산업 데이터 교환망을 구축하여 EU 주도의 체계에 수동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자국 플랫폼을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21년 비EU 국가 최초로 Gaia-X 협회와 협약을 맺고 국내에 Gaia-X 허브를 설치하여 유럽의 데이터 생태계 구축에 공식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와 연계하여, 한국 데이터 거래 생태계도 국제 표준과 호환성을 갖추고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3) 거래 방식: 데이터 거래는 크게 데이터 거래소를 통한 간접거래P2P 직접거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거래소 방식은 앞서 언급한 온라인 플랫폼(예: KDX 한국데이터거래소, 금융분야의 금융빅데이터거래소 등)에 데이터 공급자가 상품을 등록하고, 수요자가 검색 후 구매하는 구조다. 거래소는 표준화된 데이터 카탈로그와 검색 기능,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거래의 편의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또한 가격 책정 모델도 정액제, 경매, 구독형 등 다양하게 지원하여 거래 당사자의 수요에 맞는 방식을 제공한다.

반면 P2P 거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1:1로 직접 접촉하여 협의 후 거래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대규모 데이터 제공이나 민감 데이터 거래 시 활용된다. P2P 거래는 유연성이 높지만 표준 계약·가격 기준이 없어 비공식적이고 협상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은 거래소 중심의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거래소에서 제공하지 않는 특수 데이터는 별도 중개나 크라우드 소싱으로 거래하는 형태가 혼재하고 있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이라지만, 정작 데이터 거래 시장은 아직 작고 산업 생태계도 미성숙한 상태다. 거래 건수도 적고, 유통되는 데이터 유형도 한정적이다. 구조적 한계 때문에 실제 거래로 거의 이어지지 않는데, 그 구조적 이유를 다음 글에서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