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맛
치트키를 치고 게임 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절대로 지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치트키를 치고 나면 게임이 정말 쉬웠다. 복잡한 인생 게임이라도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다. 스타를 할 때면 쇼미더머니를 한 판에 열 번은 입력하곤 했다. 덕분에 병력을 아무렇게나 생산하고 컨트롤은 할 생각도 안했다. 그렇게 스타를 몇십 판을 했지만, 실력은 갈수록 후퇴했다.
ChatGPT가 세상에 나온 후,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걸로 온갖 시도를 해보았다. GPT의 딥리서치 기능을 이용해 편집을 해가며 전자책도 하나 만들었다. 평소 생각하던 주제와 목차를 GPT에게 던지고, 답변을 고치며 책을 썼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글을 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빨리 썼다. 다만 에세이 하나를 쓸 때보다도 스스로 사고하거나 통찰하는 양이 적었다. 그냥 쓴 것이다.
한동안 어떻게 GPT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했다. 블로그 포스팅을 자동화해서 수익창출을 해볼까, PPT를 자동으로 만들어 양식을 팔까. 전자책도 그런 생각의 일환으로 한 것이었다. 이런저런 의미있는 시도를 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편하게 돈벌고 싶어서' 이것저것 기웃댄 시간들이었다.
치트키를 치고 한 게임은 실력이 전혀 늘지 않았고, GPT로 쓴 전자책은 내 머릿속에 잔상만 남았다. 천천히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지 않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뭔가 쌓는 것 같아도 금방 사라진다. 자동화, 쉽게, 효율화. 이런 키워드에 속아 진짜 가야할 길을 잃지 말자.